박민 KBS 사장, 편향 보도에 사과하며 구조조정 예고

박민 KBS 사장, 편향 보도에 사과하며 구조조정 예고

박민 KBS 사장이 윤지오 등 편향 보도에 대한 사과와 함께 구조조정 및 방송경영 개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사장은 공정성 상실과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아 이를 규명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성 훼손 사과" 박민 KBS 사장, 편향 보도에 대한 책임 인정

14일, 박민 KBS 사장은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머리를 숙였다. 임원진 5명과 함께한 이 자리에서 그는 KBS의 현주소를 '공정성 상실'과 '방만 경영'으로 나누어 짚었다.

박 사장은 특히 불공정 편파 보도로 신뢰를 잃은 사례로 4건을 언급했다. 그 중에는 고(故) 장자연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2019년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한 것, 2020년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채널A 기자 사이의 '검언유착' 오보, 2021년 4·7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오세훈 시장 생태탕' 보도, 2022년 대통령 선거 직전 조작된 내용으로 드러난 김만배 녹취 보도 등이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막고 정정 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할 것이라는 6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방만 경영 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경영상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자체적으로 솔선수범해 임원들이 임금의 30%를 삭감하고, 명예퇴직 확대 실시로 비효율적 인력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기둥 뒤 직원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발하는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장 앞에서 "대국민 사과가 아닌 사장직 사퇴를 선언해야 한다"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박 사장은 취임 당일 72명의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에 대한 논란도 빗발쳤다. 특히 메인뉴스 '뉴스9' 앵커를 전면 교체하고,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 편성을 삭제한 것에 대해 KBS본부는 고발 예고를 하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성구 KBS본부 사무처장은 "문화일보에서 낙하산으로 온 박 사장이 KBS 취임 불과 하루 만에 '사과'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 허성권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개혁을 통한 KBS 정상화"라면서 "불공정 편파 방송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하고, 이에 연루됐던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앵커와 진행자 교체 및 편성 삭제와 관련한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면서도 대규모 인사에 대해선 "방향성이 바람직하다면 속도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김경환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는 "박 사장의 조치는 향후 경영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며, 그 후폭풍도 본인이 감당할 부분"이라며 "다만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만큼 안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이번 기자회견에는 기업의 전반적 혁신에 대한 큰 틀에서의 운영 목표, 조직의 나아갈 비전 제시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박민 KBS 사장의 사과와 구조조정 계획 소식에 편향 보도 논란이 계속되고 언론노조와의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영방송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과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